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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건강정책 국가별 비교 (산부인과, 출산휴가, 생리용품)

by eundo 2026. 1. 27.

2026년 현재, 여성의 건강권 보장은 단순한 의료 접근성의 문제가 아니라 인권, 복지, 노동, 사회 시스템의 종합적 과제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특히 산부인과 이용 환경, 출산휴가 제도, 생리용품 접근성은 각국의 성인지 감수성과 정책 수준을 가장 명확히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본 글에서는 주요 국가들의 여성 건강정책을 비교하며, 한국을 비롯한 각국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해 봅니다.

산부인과 접근성과 의료 환경 비교

여성 건강의 출발점은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이용 환경입니다. 그러나 국가별로 의료 접근성, 비용, 성인지 진료 환경 등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한국은 산부인과 수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로, 특히 지방이나 도서 지역에서는 분만 가능한 병원이 없는 '의료 사각지대'가 문제되고 있습니다. 2025년 기준 전국의 산부인과 병원 수는 10년 전보다 20% 이상 감소하였으며, 분만 수가는 낮고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은 높아 의료진 유입이 줄고 있는 상황입니다. 건강보험을 통한 진료비는 비교적 저렴하지만, 여성 환자의 불편을 고려한 성인지 진료 환경 개선은 미진한 편입니다. 반면 프랑스, 스웨덴 등 유럽 국가는 성별 특화 진료 및 상담체계가 잘 구축되어 있습니다. 스웨덴은 여성 전용 클리닉이 일반화되어 있으며, 산부인과 방문은 무료 또는 국가 전액 보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성 건강, 피임, 임신 중단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한 상담 및 지원이 체계화되어 있습니다. 미국은 의료 민영화로 인해 산부인과 진료비가 매우 비싸며 보험 유무에 따라 의료 격차가 큽니다. 특히 저소득층, 유색인종 여성의 경우 산전·산후 관리가 부족해 임신 합병증이나 산모 사망률이 높은 문제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가별 의료 체계의 차이는 여성 건강의 기본 접근성에 영향을 미치며, 단순 병원 수가 아닌 질적 서비스와 문화적 감수성이 여성 건강 정책의 핵심임을 보여줍니다.

출산휴가 제도의 보장 수준과 실효성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방지하고 건강한 출산·육아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제도입니다. 그러나 국가 간 휴가 기간, 급여 수준, 남성 참여 비율 등에서 큰 격차가 존재합니다. 한국은 2026년 기준, 출산휴가는 총 90일(산전 45일, 산후 45일)이며, 이 중 대부분은 유급으로 보장됩니다. 또한 육아휴직은 최대 1년까지 가능하고, 3개월은 통상임금의 80%, 이후는 일정 금액 정액 지급 형태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여성의 이용률은 여전히 낮고, 출산 이후 경력 단절과 재취업의 어려움이 큰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독일은 출산휴가(Mutterschutz) 14주와 부모휴가(Elternzeit) 최대 3년을 보장합니다. 특히 출산 전후에는 의무 휴가로 간주되며, 급여도 건강보험과 고용보험을 통해 상당 부분 보전됩니다. 아버지의 육아휴직 사용률도 40%를 넘어서면서 성평등 관점의 정책 운영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스웨덴은 출산·육아휴가의 모범 사례로, 부모가 공동으로 사용하는 총 480일(약 16개월)의 육아휴직이 제공됩니다. 이 중 90일은 각 부모에게 할당된 ‘아빠 몫’이 의무화되어 있으며, 소득의 약 80%를 정부가 보전합니다. 이로 인해 남성의 육아휴직 참여율이 80%에 달하며, 여성의 사회 진출 유지율도 높습니다. 이처럼 출산휴가는 단순한 제도의 유무가 아닌 급여 수준, 직장 복귀 문화, 남성의 참여율 등과 복합적으로 연계되어야 실효성을 가질 수 있습니다.

생리용품 접근성과 정부 정책

생리용품은 여성에게 필수적인 건강권이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여전히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과세되거나, 접근성이 낮아 ‘생리 빈곤’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2021년부터 일부 취약계층 청소년을 대상으로 생리대 지원 바우처 제도를 시행했으나, 아직 보편적 지원 체계는 부족합니다. 생리대 가격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며, 일회용 생리대 외에 다회용 생리컵, 탐폰 등 대안 제품에 대한 정보와 접근성도 낮습니다. 최근에는 학교와 공공기관에 무료 생리대 자판기 설치가 확대되고 있지만, 지역별 편차가 큽니다. 스코틀랜드는 2020년 세계 최초로 모든 여성에게 생리용품을 무료로 제공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학교, 도서관, 공공시설 등에서 누구나 생리대를 무료로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생리 빈곤 해소와 생리의 정상화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독일은 2020년 생리용품의 부가세를 기존 19%에서 7%로 낮추며 필수품으로의 전환을 반영했습니다. 이에 따라 생리대, 탐폰, 생리컵 등의 가격 부담이 완화되었으며, 일부 주에서는 저소득층 대상 무료 배포도 시행 중입니다. 이처럼 생리용품 정책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여성의 삶을 존중하는 사회적 메시지이며, 더 많은 국가에서 보편적 무상 지원, 품질 기준 관리, 다양한 선택지 제공이 확대될 필요가 있습니다.

 

여성 건강정책은 한 국가의 의료 복지 수준뿐만 아니라, 성 평등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정치적 의지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산부인과 접근성, 출산휴가 제도, 생리용품 정책 모두에서 선진국 간에도 여전히 편차가 존재하며, 정책의 실효성과 포괄성이 핵심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한국도 기존 제도에 안주하기보다, 다양한 삶의 조건을 고려한 보편적·성인지적 정책 강화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는 여성의 건강을 얼마나 존중하고 있을까요?